개발에 10년, 비용은 2조 원이나 드는데… AI가 확 줄여준다고?

이러한 성장세를 뒷받침하듯이 내로라하는 제약 기업과 AI 기업, 혹은 하이테크 기업과 제약 기업 간의 협업이 최근 크게 늘어났습니다. 화이자(Pfizer)나 사노피(Sanofi) 같은 글로벌 제약 기업들 역시 AI 기반의 플랫폼을 통해 신약 개발 속도를 높이고 신속하게 임상시험에 돌입함으로써 선도적인 입지를 굳히려 하고 있는데요. 화이자는 2018년부터 AI 약물 모델링을 위해 ‘크리스탈파이(XtalPi)’와 AI 기반 플랫폼을 개발했고, 사노피는 ‘아톰와이즈(Atomwise)’의 AI 플랫폼을 통해 신약 후보 물질을 발굴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에게는 백신으로 익숙한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역시 지난해 말, 생성형 AI를 활용한 신약 후보물질 설계와 검증을 위해 ‘앱시(Apsci)’와 협력하여 신약 개발 속도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또 엔비디아(NVdia)가 지난해 7월, ‘리커전 파마슈티컬스(Recursion Pharmaceuticals, 이하 리커전)’에 5천만 달러를 투자하며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리커전은 AI와 이미지 분석을 바탕으로 질병 모델링 및 신약 발견을 가속화함으로써, 신약 개발 초기 단계에서 질병과 약물 반응을 효과적으로 예측할 수 있게끔 지원하는 스타트업입니다. 리커전은 지난해 인수한 ‘사이클리카(Cyclica)’와 ‘베일런스(Valence)’에 이어 지난달 영국의 AI 기반 신약 설계 기업 ‘엑센시아(Exscientia)’를 인수 합병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AI 신약 기업으로 홍콩의 ‘인실리코 메디슨(Insilico Medicine)’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AI를 활용해 노화 관련 질환 치료제와 암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는 기업이고요. 무엇보다 수년이 걸리는 신약 후보 물질을 2019년 AI를 사용해 단 21일 만에 발견했고, 2021년에는 AI를 통해 섬유화 치료제 후보 물질을 설계하여 현재 임상 시험 단계에 있습니다. ‘컴퓨터에 의한 연구’를 의미하는 ‘Insilico’ 약물 발견 시장만 해도 2020년대 말이면 60억에서 70억에 달하는 큰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하네요.